피렌체에 소고기가 유명한 이유
피렌체는 전통적으로 중세 시대 때부터 가죽 공예가 유명했습니다. 지금도 피렌체 중앙시장에 가보면 가죽 공예품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상인들은 어떻게 저를 한국 사람인 줄 알아보는지 호객 행위도 동대문 못지않게 많이 합니다. 저는 가죽 상품에 크게 관심이 없어서 구매하지 않았지만 흥정이 필수라고 하니 꼭 가격이 50%부터 부르고 시작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무튼 가죽 공예가 유명하니 자연스레 소가죽이 많이 필요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도축 사업과 소를 이용한 음식도 피렌체에서 아주 발달하게 됩니다. 이탈리아에 다른 먹거리도 넘쳐나지만 오늘은 피렌체에 가면 꼭 먹어야 될 소와 관련된 음식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티본스테이크의 원조
피렌체 지역을 다스리던 메디치 가문이 축제 때 처음으로 뼈에 붙은 소고기 등심 요리를 선보였 고 그 이후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티본(T-Born) 말 그대로 알파벳 티(T) 모양으로 생긴 뼈를 가운데 두고 한쪽은 안심, 다른 한쪽은 등심이 붙어 있어 티본스테이크를 하나만 시켜도 두 가지 고기 맛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선 포스팅에서도 잠시 소개해 드린 적이 있지만 티본스테이크로 가장 유명한 식당은 "달오스떼" 입니다. 저는 너무 유명한 식당은 오히려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피렌체에서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 주인분도 달오스떼가 무난하게 한국인의 입맛에 맞다고 하셔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달오스떼를 선택했습니다. 한국인이 많이 가는 덕분에 한국어 메뉴판도 있어 주문하기도 편하고 이탈리아 방송인 알베르토 몬티가 광고 모델을 하고 있어 왠지 모를 진숙함도 들었습니다. 달오스떼는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 가게이기 때문에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 것 이 좋습니다.
달오스떼 홈페이지(예약) : https://trattoriadalloste.com/
구글 주소: Via Luigi Alamanni, 3/5r, 50100 Firenze FI, Italy
전화번호: +39055212048
처음 티본 스테이크를 마주하면 고기 사이즈에 압도됩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했던 사이즈보다 크기 때문에 왠지 질길 것 같은 비주얼인데 막상 입안에 넣으면 굉장히 부드럽습니다. 육향이 강하고 부드럽기 때문에 고기 덩어리를 크게 먹어도 부담감이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진 한 육향을 좋아하기 때문에 등심보다는 안심이 더욱 맛있었습니다.
같이 마실 와인은 토스카니 지방 와인을 추천 드립니다. 피렌체는 이탈리아 북부 지방인 토스카나는 일조량이 높아 포도 기르기에 적당한 기후를 가지고 있고 피렌체는 토스카나 지방을 대표하는 도시입니다. 한국에 익히 잘 알려진 와인은 브루넬리 몬탈치노이고 한국인들이 좋아할 만한 바디감을 줍니다. 그런 토스카나 지방의 중심에서 유명한 스테이크와 와인이라니! 정말 낭만적이지 않나요? 한국에서 똑같은 레시피로 요리해도 절대 같은 맛이 나올 수가 없습니다.
가격은 오늘자 (23년 5월) 기준으로 1.2Kg - 79.2유로(약 115,000원) 인데 고기의 퀄리티를 생각하면 비싼편도 아닙니다. 오히려 한우에 비하면 싸다고도 느껴집니다. 스테이크 외에 신선한 채소와 올리브유를 곁들인 샐러드와 까르보나라도 추천 드릴 수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의 까르보나라는 크림 파스타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크림이 듬뿍 들어가 있는 데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계란 노른자 베이스의 소스로 꾸덕하니 맛있습니다.
곱창 버거
피렌체 중앙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곱창 버거입니다. 마찬가지로 도축 산업이 많이 발전하여 부산물의 활용도 많다 보니 자연스레 곱창 요리도 발달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고 아직까지 현지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으로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제가 찾는 맛집 조건에 100% 부합하였습니다.
De Nerbone 주소 : Piazza del Mercato Centrale, 50123 Firenze FI, Italy
전화번호: +393396480251
De Nerbone은 중앙시장 1층에 위치하고 있고 사람들이 항상 몰려 있는 식당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저는 돼지 국밥집에 가서도 내장국밥을 시킬 정도로 곱창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 기대를 하고 찾아갔습니다. 가격도 5유로~ 8.5유로로 합리적이고 줄은 꽤 길었지만 시장을 구경하는 재미, 사람을 보는 재미로 금방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가게에 도착하게 되면 조리 방법을 다 볼 수가 있고 버거를 만드는 순서는 꽤나 간단합니다. 바게뜨 같이 생긴 빵 안에 익힌 내장을 썰어서 넣고 소스를 추가하는 방법인데 우리나라 순대와 비슷한 모양입니다. 솥에 넣어 증기로 찌는 순대와는 달리 물에 넣고 끓이는 요리 방식으로 쫄깃하진 않고 아주 부드러워서 빵과 잘 어울렸습니다. 저는 향도 강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특이한 샌드위치 같아서 너무 잘 먹었는데 같이 갔던 친구는 이게 왜 맛있냐며 결국 다 먹지 못했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그렇지만 특히 내장류는 개인 기호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니 본인이 평소에 곱창이내 막창을 좋아한다 싶으면 무조건 추천할 수 있는 맛입니다.
추억을 살려서 글을 쓰고 있는데 찍어두었던 사진을 보니 다시 한 번한번 가고 싶은 식당 두 곳입니다. 단순히 맛집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피렌체에서 소 요리가 유명해진 이유와 배경을 알면 훨씬 더 재밌고 기억에 남을 수 있는 맛집이기에 혹시나 본인의 입맛에 맞지 않더라도 꼭 한 번쯤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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